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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몰라도 노래는 남는다, 드라마 OST 듣는 법 이승철의 「인연」은 드라마 「불새」의 주제곡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드라마를 거의 모릅니다. 존재 자체도 잘 몰랐는데 노래만은 확실히 남았어요. 아이유의 「마음을 드려요」도 비슷합니다. 「사랑의 불시착」 OST로 나온 곡인데, 저한테는 드라마보다 가장 친한 친구 결혼식에서 축가로 불렀던 노래로 더 진하게 남아 있어요.이렇게 "드라마는 몰라도 노래는 남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드라마 OST를 제대로 듣는 법, 그리고 OST에서 내 인생곡을 건지는 법을 정리해 봤습니다.OST가 유독 오래 남는 이유OST는 처음부터 "특정 장면의 감정"을 위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가사가 대부분 1인칭 고백이고, 감정이 한 방향으로 분명해요. 드라마 속 장면이 기억나지 않아도, 그 감정만 떼어 .. 2026. 11. 8.
캐스트 어웨이로 시작하는 조난·생존 영화 입문 「캐스트 어웨이」를 리뷰하면서 저는 첫 줄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디테일이 많아 살아 있지만, 너무 많이 살아 있어서 가끔은 보는 것 자체가 피곤했던 영화." 칭찬인지 불평인지 애매한 문장인데, 지금 보면 이게 조난·생존 영화를 고를 때 제일 중요한 감각이었던 것 같습니다.생존 영화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립니다. 누구에겐 숨 막히는 명작이고, 누구에겐 그냥 지루한 두 시간이에요. 그래서 캐스트 어웨이를 기준으로, 생존 영화를 내 취향에 맞게 고르는 법을 정리해 봤습니다.사진: Marek Okon / Unsplash캐스트 어웨이는 두 개의 영화다택배 회사 페덱스의 직원 척 놀랜드가 비행기 사고로 혼자 무인도에 떨어지고, 4년 남짓을 버티다가 결국 "죽더라도 집에 가겠다"며 바다로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2026. 11. 7.
포켓몬 레드, 아쿠스타 한 마리로 사천왕까지 깬 루트 어릴 때 닌텐도 게임기를 들고 다니면서 눈이 빠지도록 했던 게임이 포켓몬입니다. 특히 레드 버전은 몇 번을 깼는지 모를 정도예요. 예전 「한 마리 클리어 챌린지」 글에서는 규칙을 정하는 법을 다뤘는데, 이번엔 제가 레드 버전에서 실제로 쓴 루트를 그대로 적어 보려고 합니다.미리 말씀드리면, 이 루트는 "스타팅 포켓몬 한 마리로 올클리어"가 아닙니다. 꼬부기로 시작해서 중간에 닥트리오의 도움을 받고, 최종적으로는 아쿠스타 한 마리로 남은 관장과 사천왕을 전부 미는 방식이에요. 처음 한 마리 클리어에 도전하는 분께 가장 덜 고생스러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반: 꼬부기를 고르는 이유스타팅은 꼬부기로 하세요. 첫 번째 관장이 바위 타입이라 물 기술로 쉽게 넘어가고, 초반 러시를 버틸 만큼 적당히 단단합니다. .. 2026. 11. 6.
국제시장으로 본 신파 영화 즐기는 법 「국제시장」은 원래 볼 생각이 없던 영화였습니다. 제일 친한 친구와 영화관에 갔는데 딱히 볼 게 없어서, 저는 "해외 영화 아무거나 보자"고 했어요. 친구가 "이거 재밌다던데?" 해서 들어간 게 국제시장이었습니다. 속으로는 "영화관까지 와서 한국 영화는 좀…" 하면서 아무 기대 없이 앉았죠.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친구 옆에서 눈물 콧물을 다 짜면서 울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한국 영화 하나만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무조건 이 영화를 꼽아요. 그런데 리뷰를 쓰면서 단점도 분명히 적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이런 "웃기다가 울리는" 한국 영화, 흔히 신파라고 부르는 영화를 덜 오글거리고 더 재밌게 보는 법을 정리해 봤습니다.사진: Krists Luhaers / Unsplash시선 1. 웃음이.. 2026. 11. 5.
연말 공연, 나한테 맞는 한 편 고르는 법 11월이 되면 연말 공연 예매가 하나둘 열립니다. 막상 고르려고 하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요. 발레, 클래식, 뮤지컬, 가수 콘서트까지. 게다가 연말 공연은 평소보다 비싸고, 인기 있는 회차는 금방 매진됩니다. 그래서 "뭘 볼까"보다 먼저 "누구랑, 어떤 기분으로 볼까"를 정하는 게 실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이 블로그에서는 오페라, 발레, 클래식, 뮤지컬 입문 글을 따로 써 왔는데, 이번 글은 그 사이에서 연말 한 편을 고르는 기준만 모아 봤습니다.연말에 유독 많이 올라오는 공연 네 가지발레 「호두까기 인형」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매년 12월이면 국내 주요 발레단들이 거의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올립니다. 대사 없이 음악과 춤만으로 진행되지만 줄거리가 동화처럼 단순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따라.. 2026. 11. 4.
노래방 18번, 남들 다 부르는 곡 말고 내 곡 찾는 법 초·중학교 때 노래방에는 일종의 시험곡이 있었습니다. 제 주변에서는 이승철의 「말리꽃」이었어요. 어릴 땐 무엇보다 음이 높이 올라가는지가 중요했으니까, 음도 높고 애절한 이 곡을 불러야 "노래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임재범의 「고해」도 비슷했어요. 남자들은 환장하고, 여자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 그런 곡이요.그 시절의 저는 남들이 인정하는 곡을 제 18번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결과는 고등학교 축제 예선에서 「Never Ending Story」를 부르다 낸 대형 삑사리였죠. 지금 돌아보면 문제는 실력보다 곡 선택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남들이 인정하는 곡"이 아니라 "나한테 맞는 곡"으로 18번을 만드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18번은 잘 부르는 곡이 아니라 "실패해도 되는 곡"위 네 가지 중 제가.. 2026. 11. 3.
어바웃 타임으로 시작하는 시간여행 영화 입문 「어바웃 타임」은 포스터 하나 보고 고른 영화였습니다. 주인공이 너무 밝게 웃고 있어서 그냥 찾아봤을 뿐인데, 완전히 빠져서 보고 또 봤어요. 그때 리뷰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영화"라고 적고, 반쯤 진심으로 "나도 꼭 태풍 칠 때 결혼식 올리고 싶다"고 썼습니다. 영화를 본 분이라면 무슨 장면인지 아실 거예요.그런데 이 영화를 계기로 시간여행 영화를 더 찾아보다 보니, 같은 "시간여행"인데 영화마다 규칙이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규칙을 먼저 알고 고르면 실패가 줄어요. 어바웃 타임을 출발점으로 정리해 봤습니다.사진: Andrik Langfield / Unsplash어바웃 타임의 규칙부터주인공 팀은 스물한 살 생일에, 집안 남자들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두운 곳.. 2026. 11. 2.
롤드컵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한 관전 입문 — 시즌2 결승부터 중꺾마까지, 명장면으로 읽는 e스포츠 11월이면 롤드컵이 끝나고, 결승 하이라이트가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평소엔 게임을 안 하는 사람도 "그 경기 봤어?" 하는 시기예요. 그래서 이번엔 롤을 몰라도 롤드컵을 재미있게 보는 법을, 제가 직접 겪은 장면들로 정리해 봤습니다.저는 롤을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첫 챔피언 볼리베어로 털렸고, 봇전만 1,500판 가까이 한 사람이에요. 대신 보는 건 오래 봤습니다. 시즌2부터요. 장면 1. 수능 한 달 전, TV를 독점한 재수생시즌2 롤드컵 결승이 일요일에 열렸습니다. 저는 재수생이었고, 다음 달이 수능이었어요. 그런데도 거실에서 쉬고 계시던 어머니와 형을 제쳐 두고 TV를 독점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불효막심했죠.제가 응원하던 팀은 아주부 프로스트였습니다. 상대를 압도하는 팀은 아니었어요. 지.. 2026. 11. 1.
공포 게임, 꼭 직접 해야 할까? 겁 많은 사람이 방송으로 즐기는 법 핼러윈이라 공포 게임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밝혀 두자면, 저는 공포 게임을 직접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 꽤 오래 "보는 쪽"으로 즐겨 왔어요. BJ들이 워낙 많이 하고, 아이돌들도 예능이나 개인 방송에서 가끔 공포 게임에 도전하다 보니 그걸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습니다.직접 안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하려면 게임을 사고, 설치하고, 사양을 맞추고, 헤드셋까지 챙겨야 하는데 그 준비가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긴장감을 직접 즐기는 타입도 아니에요. 무엇보다 방송으로만 봐도 깜짝깜짝 놀라는 장면이 충분히 많고, 무섭게 생긴 괴물이나 장소도 다 나오니까 개인적으로는 그것만 봐도 충분하더라고요.그래서 이 글은 "공포 게임, 꼭 직접 안 해도 된다"는 쪽에서 썼습니다. 어떤 유형이 .. 2026. 10. 31.